스마트워치·밴드

스마트워치 혈압·심전도가 있는데 왜 안 켜질까 — 식약처 허가로 갈리는 헬스 기능

갤럭시워치나 애플워치 스펙표를 보면 혈압·심전도·수면무호흡 감지까지 다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막상 워치를 열어보면 해당 메뉴 자체가 없거나 "이 지역에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안내만 뜨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드웨어 센서는 이미 워치 안에 들어 있는데도 그렇습니다. 원인은 대부분 기기 결함이 아니라 규제입니다. 심박수·걸음 수 같은 일반 건강 기능과 달리, 혈압·심전도·수면무호흡처럼 진단에 관여하는 기능은 한국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별도 허가를 받아야 켜집니다. 이 글은 그 허가 구조와, 지금 내 워치에서 기능이 안 보일 때 확인할 순서를 정리합니다.

준혁
서준혁 스마트워치 에디터·2026.08.30·읽기 5분·조회 31

스마트워치 화면에 뜬 심박수·건강 데이터 화면

왜 같은 워치인데 기능이 다르게 켜지나

스마트워치 건강 기능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걸음 수·수면 시간·산소포화도처럼 참고용 데이터를 보여주는 기능은 일반 웰니스 앱으로 분류돼 별도 허가 없이 출시국 전체에 동시 배포됩니다. 반면 심전도(ECG)·혈압·수면무호흡 알림처럼 결과가 진단·치료 판단에 쓰일 수 있는 기능은 각국 의료기기 규제 대상입니다. 한국에서는 식약처가 이를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로 심사하며, 심사를 통과하기 전까지는 하드웨어가 이미 팔리고 있어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기능만 잠가 둡니다. 애플·삼성 모두 전 세계 동시 출시가 아니라 국가별로 순차적으로 기능을 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구분예시 기능국내 허가 필요 여부
일반 웰니스걸음 수, 활동량, 수면 시간불필요(출시국 동시 배포)
참고용 건강 지표심박수(PPG), 산소포화도 트렌드불필요(진단 목적 아님 명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심전도, 부정맥 알림, 혈압, 수면무호흡필요(식약처 품목허가 대상)

심전도(ECG) — 가장 먼저 열린 기능

국내에서 가장 먼저 허가를 받은 항목은 심전도입니다.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2020년 8월 식약처로부터 심전도 측정 앱을 2등급 의료기기 소프트웨어로 허가받았고, 같은 해 11월부터 국내 기기에서 순차적으로 활성화됐습니다. 발표부터 실제 사용까지 3개월가량 걸린 셈인데, 이는 허가 이후에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배포·현지화 검증 절차가 더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나온 신모델들은 이미 승인된 심사 항목을 준용해 국내 출시 시점에 맞춰 기능이 켜지는 경우가 많아, 초기 승인 때보다 지연이 짧아졌습니다.

혈압 측정 — 켜져 있어도 조건이 까다로운 이유

혈압 측정은 심전도보다 늦게 열렸고, 켜진 뒤에도 사용 조건이 유난히 제한적입니다. 삼성 헬스 모니터의 혈압 기능은 갤럭시 워치 액티브2 이후 다수 모델에서 지원되지만, 페어링한 스마트폰이 삼성 제품이어야 하고, 사용 전 커프형(압박대) 혈압계로 기준값을 등록해야 하며, 이후에도 28일마다 재보정을 거치지 않으면 정확도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공식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는 광학 센서(PPG)가 절대 혈압값이 아니라 기준값 대비 변화량을 추정하는 방식이라 그렇습니다. 애플워치는 2026년 8월 기준 국내에 혈압 측정 기능을 정식 출시하지 않은 상태이며, 관련 기능은 해외 일부 모델에서 트렌드 참고용으로만 제공되고 있습니다.

기능국내 허가 시점비고
심전도(ECG)2020년 8월 허가, 11월 활성화삼성·애플 모두 2등급 SaMD로 허가
혈압 측정(삼성)2020년 이후 순차 지원삼성 스마트폰 페어링 필수, 28일 재보정
수면무호흡 알림(애플)2025년 9월 국내 활성화2024년 9월 해외 발표 후 약 1년 소요
혈압 측정(애플)2026년 8월 기준 국내 미출시미공개 일정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를 나란히 놓고 건강 앱을 확인하는 모습

수면무호흡 알림 — 애플이 왜 1년 늦게 열었나

애플은 2024년 9월 애플워치 시리즈10 발표 때 가속도계 데이터로 수면 중 호흡 패턴 이상을 감지하는 수면무호흡 알림 기능을 미국 등 일부 국가에 먼저 출시했습니다. 그런데 2024년 11월까지도 국내 언론은 애플이 이 기능에 대한 식약처 허가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국내 활성화는 2025년 9월에야 이뤄졌고, 대상도 애플워치9·울트라2·SE3 이후 모델로 워치OS26이 설치돼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발표와 국내 출시 사이에 약 1년의 격차가 생긴 것은 하드웨어 문제가 아니라 순수하게 허가 절차 소요 기간이었다는 뜻입니다. 신제품 발표 기사만 보고 바로 켜질 것으로 기대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지금 내 워치에서 기능이 안 보인다면 확인할 순서

기능이 안 보일 때는 고장을 의심하기 전에 순서대로 확인하는 편이 빠릅니다. 국가·지역 설정부터 소프트웨어 버전, 모델별 지원 여부, 마지막으로 허가 상태 조회까지 네 단계로 나눠 보면 대부분 원인이 걸러집니다.

확인 순서점검 항목비고
1. 지역 설정페어링한 폰의 국가가 한국인지해외 계정이면 국내 허가 기능도 숨김
2. 소프트웨어 버전워치OS·원UI 최신 업데이트 여부허가 기능도 업데이트로 배포됨
3. 모델 지원 여부제조사 공식 지원 모델 목록 대조세대별 센서 구성 차이로 갈림
4. 허가 상태 조회식약처 의료기기전자민원창구 검색미허가면 업데이트를 기다려야 함

손목에 스마트워치를 착용하고 화면을 조작하는 손

워치 하나로 진단까지 기대하면 안 되는 이유

허가를 받았다고 해서 스마트워치가 병원 장비를 대체하는 것은 아닙니다. 심전도 앱은 심방세동 의심 소견을 참고용으로 제공할 뿐 확진 도구가 아니고, 혈압 기능도 커프형 혈압계 대비 오차 범위 안에서 변화 추이를 보여주는 보조 지표로 안내되고 있습니다. 심박수 측정 방식과 오차 요인을 정리한 글에서 다뤘듯, 광학 센서 기반 측정은 착용 위치·움직임·피부 상태에 따라 값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몸에 이상 신호가 감지됐다면 워치 화면을 캡처해 병원에 들고 가는 정도로 활용하는 게 현실적인 선입니다. 5ATM 방수 등급 표기도 그렇듯, 스펙표의 기능 이름과 실제 사용 조건 사이에는 늘 세부 조항이 끼어 있습니다.

워치 자체의 KC 인증(전자파·안전)과 헬스 기능의 식약처 허가는 완전히 별개의 절차입니다. 충전기·어댑터의 인증 구조를 정리한 글처럼, 인증 종류별로 확인 창구가 다르다는 점을 알아두면 신제품 발표를 볼 때 어떤 기능이 바로 쓸 수 있는 것이고 어떤 기능이 국내 허가를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 구분하기 쉬워집니다. 이 글의 허가 시점·모델 정보는 2026년 8월 기준 각 사 공식 발표와 국내 언론 보도를 근거로 정리했으며, 이후 허가 상황이 바뀔 수 있습니다.

준혁
서준혁 · 스마트워치 에디터

워치 밴드 규격·호환성과 기기별 사용 팁을 실측 기준으로 다룹니다. 모든 콘텐츠는 편집 기준에 따라 검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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